은영이가 자란다

시크한 은영이

웃어요^^ 2016. 10. 26. 08:53

"은영아, 양말 짝 맞추는 거 도와줄래? 할머니가 안경을 안써서 잘 안보이네"

제 아빠 양말 한 짝을 맞추더니 식탁 위에 있는 안경을 집어다가 내 얼굴에 씌워주곤

제가 하던 놀이로 돌아갔다.

일상을 놀이로 승화시키려던 나의 꼼수가 수포로 돌아가던 순간이었다.

재빨리 원인분석에 돌입했다.

첫째, 타이밍이 안좋았다. 혼자서 재미있게 소꿉놀이를 하고 있는데 느닷없이 양말 짝 맞추기라니, 말도 안되는 상황이다.

둘째, '똑같은 것 찾기'는 시시하다.

세째, 양말을 가지고 논다는 것이 납득이 안간다.

네째, 할머니가 안경을 쓴다면 간단한 일이다.

여러가지로 분석을 해보았으나 은영이의 마음을 알 길 없다. 필요한 안경을 가져다 주는 센스에 그저 감탄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