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악하악 / 이외수
2012. 8. 22. 이외수의 글은 기발하고 통통 튄다. 읽고 나면 기분이 가벼워지고 심각함이 사라지지만 인생을 생각하는 깊이는 조금 깊어진다. 가벼움 속에 진중함이 있다. 그런 느낌을 주는 독서라서 좋다.
제1장 털썩
* 해는 왜 아침마다 웃으면서 떠오르는 것일까.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비냄새가 섞여 있다 나무들이 머리카락을 산발한 채 몸살을 앓고 있다.
세상은 오래 전에 타락해버렸고 낭만이 죽었다는 소문이 전염병처럼 떠돌고 있다. 그래도 지구는 아직 멸망하지 않았다.
* ... 진부한 그리움을 한아름 부둥켜 안은 채 그대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 길을 가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다. 길을 가던 내가 잘못이냐 거기 있던 돌이 잘못이냐. 넘어진 사실을 좋은 경험으로
받아들이면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인생길을 가다가 넘어졌을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당신이 길을 가면서 같은 방식으로 넘어지기를 반복한다면 분명히 잘못은 당신에게 있다.
* ... 안대로 눈을 가려서 그리움을 차단하려는 어리석음
* 진실하면 모두가 詩
* 예술이 현실적으로 쓸모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카일라일의 말을 들려주고 싶다.
그렇다, 태양으로는 결코 담배불을 붙일 수가 없다. 그러나 그것이 결코 태양의 결점은 아니다.
제2장 쩐다
인생의 정답을 알기는 어렵지 않다. 다만 정답을 실천하면서 살기가 어려울 뿐.
그대가 만나는 사람들 중에는 조금만 시간이 흘러도 망각의 늪속으로 사라져버릴 사람이 있고 아무리 많은 시간이 흘러도 기억의 강기슭에 남아 있을 사람이 있다.
혹시 그대는 지금 망각의 늪속으로 사라질 사람을 환대하고 기억의 강기슭에 남아 있을 사람을 천대하고 있지는 않은가. 때로는 하찮은 욕망이 그대를 눈멀게 하여 하찮은 사람과 소중한 사람을 제대로 구분치 못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나니, 훗날 깨달아 통탄한 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제3장 대략난감
콜라병에 담긴 간장과 간장병에 담긴콜라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부패하는 음식과 발효되는 음식, 썩거나 익거나...
욕망은 발걸음을 무겁게 하고 소망은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알고 보면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눈에 보이는 것들을 지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말에 인생역전의 비밀이 숨어있다.
제4장 캐안습
* 티끌같은 노력으로 태산같은 보상을 바라지 말라.
* 마음에 들지 않는 인간을 만나면 그래, 산에는 소나무만 살지는 않으니까, 라고 생각하면서 위안을 삼는다.
* 이별해본 적도 없는 이의 가슴에도 서늘한 이별의 아픔이 고이는 계절, 가을.
* 많이 아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많이 느끼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라. 많이 느끼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많이 깨닫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라.
제5장 즐!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육지와 바다의 경우가 다름을 세상이 그대를 과소평가하더라도 절망하지 말 것.
*누가 뭐래도 우주유일의 존재이니.
*저물녘 시린 늑골을 적시며 추적추적 비가 내릴 때
*쪽팔림 예방을 위한 백신 한 알 : 남을 비난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그 비난을 자신에게 한 번 적용시켜보라
해당되는 부분이 있는가, 있다면 정작 비난받아야 할 사람은 당신 자신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