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60회 생일, 아이들은 아빠의 나이가 많다고 여겼는지 59개의 초로 장식을 했다.
참 많은 초가 불을 밝히고 있다. 참 많은 일을 했고, 참 많은 이야기가 있을 터이다.
60 이란 숫자가 이리 덤덤할줄은 몰랐다.
내 남편이 60세가 되리란 생각은 전혀 하지못했는데, 그 사실이 50이 넘은 나로선 참 철없단 생각이 든다.
같이 나이 먹어가면서 서로의 주름살과 흰 머리칼을 바라보면서 가끔이거나 혹은 종종 잊어버리고, 흘리고, 망치는
서로를 측은하게 여기며 마주보며 살아가고 있다.
비난하지 않으며 애틋하게 생각하고 내게 소중한 사람이란 걸 자주 상기시키며 온화하게 늙어가고 싶다.
아이들이 훗날 제 부모를 회상할 때 '엄마 아빠는 참 재미있게, 사이좋게 살았다'라고 기억해 준다면 고맙겠다.
오늘 남편의 60회 생일은 모처럼 온가족이 함께 이른 아침을 먹고 축하를 하고 서로의 안부를 물을 수 있었던
여유있는 시간이었다. 모든 것이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