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물어가는 가을날, 영화 속 런던도 가을색이 깊어가고 하비와 케이트 두 사람은 그들이 걸친 베이지색 바바리처럼 편안하고 잔잔한 사랑을 느끼며 강벼길을 걸어간다.
눈치도 없이 울려대는 휴대폰때문에 일을 망치고 사람들 사이에서 느끼는 소외감으로 쓸쓸해하고, 그러나 누구에게 하소연도, 화풀이도 못하는 소심함때문에 속상해하는, 나와도 많이 닮아있는 두 사람이 서로를 알아보고 서로에게 용기를 주며 로맨스를 이루어가는 과정이 내가 못해본 일을 대신 해주는 것같아 대리만족을 느끼며 흐믓한 미소를 띄게 해주는 영화였다.
나이가 들면서 점점 엷어지는 '용기'라는 단어. 종내는 흩어져 없어져버릴 용기에 기운을 불어넣어주고 부피를 부풀려주는 친구가 있다면 황혼녘에 단단히 잡고 놓치지 말아야할 행운이며 행복일터이다.
나도 남에게 용기를 주는 희망적인 사람이 되어야겠지. 그래야 받을 것 아닌가.
아뭏든 더스틴 호프만과 엠마 톰슨 덕분에 가을분위기에 흠뻑 빠졌던 하루였고 영화가 주는 순기능의 효과가 충분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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