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 에세이
2010년 3월 24일
법정스님의 책은 조건없이 읽게 된다.
서문에서 '삶은 소유가 아니라 순간순간의 있음이다'란 문장을 읽었던 2010년에는 별로 와닿지 않았는데
2021년 오늘 다시 복기하다보니 '순간순간'이 소중하고 이것이 삶이란 공감이 간다.
<노년의 아름다움>
같은 말을 되풀이한다는 것은 지나간 시간의 늪에 갇혀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
이 또한 노쇠현상이다. 이와같은 현상은 새로운 것에 대한 관심과 탐구의 노력이 결여되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노년의 아름다움이란 모든 일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남에게 양보할 수 있는 너그러움에 있음을 잊지 말 일이다.
<고전에서 인간학을 배우다>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 테레비전 프로나 신문기사로 머리를 가득 채우는것은 영양가없는 음식을
몸에 꾸역꾸역 집어넣는 것처람 정신건강에 해롭다.
<아름다운 마무리>
아름다운 마무리는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일의 과정에서, 길의 도중에서 잃어버린 초심을 회복하는 것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내려놓음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비움이다.
또한 아름다운 마무리는 용서이고 이해이고 자비이다.
<삶에 저항하지 말라>
크리슈나무르티 <명상집>에서 인용
홀로 명상하라
모든 것을 놓아버려라
이미 있었는지를 기억하지 마라
굳이 기억하려 하면 그것은 이미 죽은 것이 되리라
그리고 그것에 매달리면 다시는 홀로 있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저 끝없는 고독, 저 사랑의 아름다움 속에서 그토록 순결하고 그토록 새롭게 명상하라.
저항하지 말라
그 어떤 것에도 장벽을 쌓아두지 말라
온갖 사소한 충동, 강제와 욕구로부터
그리고 그 자질구레한 모든 갈등과 위선으로부터 진정으로 온전히 자유로워지거라
그러면 팔을 활짝 벌리고 삶의 한복판을 뚜벅뚜벅 당당하게 걸어갈 수 있으리라.
<다시 채소를 가꾸며>
우리들 삶에서 때로는 지녔던 것을 내던져버릴 수 있어야 한다.
움켜 쥐었던 것을 놓아버리지 않고는 묵은 수렁에서 벗어날 기약이 없다.
. . . .
본래 내 것이 어디 있었던가.
<병상에서 배우다>
내몸이지만 내뜻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내 몸이 내몸이 아닌줄 알게 된다.
한 사람이 앓는데 수 많은 사람들의 걱정과 염려와 따뜻한 손길이 따르는 것을 보면
자신만의 몸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웃이 앓기 때문에 나도 앓는다' 삶이란 순간순간의 존재다.
<어느 암자의 작은 연못>
경제만 있고 삶의 가장 내밀한 영역인 아름다움이 없다면 인간의 삶은 너무 삭막하고 건조하다.
우리가 아름다움을 모른다면 결코 행복에 이를 수 없다. 아름다움이야말로 살아 있는 기쁨이기 때문이다.
... 덜 채워져 좀 모자란 듯한 구석, 그립고 아쉬움이 따르는 그런 운치를 지닌 사랑스런 연못
대그림자 뜰을 쓸어도 먼지 일지 않고/ 달이 연못 속에 들어가도 물에는 흔적 없네
<풍요로운 아침>
어둠이 가시고 새날이 밝아오는 여명은 신비한 고요로 서서히 대지의 옷을 벗긴다.
이런 시각 대지의 나그네인 우리들 자신도 한 꺼풀씩 묵은 허물을 벗어야한다.
그래서 새날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를 해야한다. 우리는 즐거움이 됐건 괴로움이 됐건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 만약 그날이 그날처럼 그렁저렁 맞이하고 있다면 새날에 대한 결례다.
<자신에게 알맞은 땅을>
사람은 이 세상에 올 때 하나의 씨앗을 지니고 온다. 그 씨앗을 제대로 움트게 하려면 자신에게 알맞는
땅(도량)을 만나야 한다. 당신은 지금 어떤 땅에서 어떤 삶을 이루고 있는지 순간순간 물어야 한다.
<삶의 기술>
헹복힐 때는 행복에 매달리지 말라. 불행할 때는 이를 피하려 하지말고 그냥 받아들이라.
그러면서 자신의 삶을 순간순간 지켜보라. 맑은 정신으로 지켜보라.
<놓아두고 가기>
때가 되면 삶의 종점인 섣달 그믐날이 되면 누구나 자신이 지녔던 것을 모두 놓아두고 가게 마련이다.
우리는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나그네이기 때문이다. 미리부터 이런 연습을 해두면 떠나는 길이 훨씬 홀가분할 것이다.
<모든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한반도 운하, 지구온난화, 벌의 개체수 감소
<약한 것이 강한 것에 먹히는 세상에서>
모자랄까봐 미리 준비해 쌓아두눈 그 마음이 곧 결핍아니겠는가
<때깔고운 도자기를 보면>
언젠가는 때깔고운 도자기 앞에서도 욕심을 부리지 않고 무심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때는 아마 내 삶도 탄력이 느슨해질 것이다.
<우물쭈물하다가는>
성 베네딕토의 '거룩한 동굴' ---수비아꼬에 위치한 수도원
*몬테 까시노 수도원 수칙 몇 가지
세상의 흐름에 휩쓸리지 말라
분노를 행동으로 옮기지 말라
자신의 행동을 항상 살피라
하느님이 어디서나 우리를 지켜보고 계신다는 것을 확실히 믿어라
말을 많이 하지 말라
공허한 말, 남을 웃기려는 말을 하지 말라
다툼이 있었으면 해가 지기 전에 바로 화해하라
<홀로 걸으라, 행복한 이여>
내 귀중한 시간과 기운을 부질없는 일에 소모하는 것은 나 자신에 대한 결례다.
시시한 책은 속물들과 시시덕거리는 것 닽아 밀쳐낸다.
<과속문화에서 벗어나기>
잘 들을 줄 모르는 사람과는 좋은 만남을 갖기 어렵다. 언어의 겸손을 상실한 것
어느날 내가 누군가를 만나게 된다면 그 사람이 나를 만난 다음에는 사는 일이 더 즐겁고 행복해져야 한다.
<알을 깨고 나온 새처럼>
내 남은 세월의 잔고는 얼마나 될까
자신을 삶의 변두리가 아닌 중심에 두면 어떤 환경이나 상황에도 크게 흔들림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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