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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기쁨 쓰는 즐거움

청춘의 문장들

김연수 산문집

 

*작가의 젊은 날을 사로잡은 한 문장을 찾아서

 

 

@ 청춘은 들고양이처럼 재빨리 지나가고 그 그림자는 오래도록 영혼에 그늘을 드리운다.

@ 소중한 것은 스쳐가는 것들이 아니다. 당장 보이지 않아도 오랫동안 남아있는 것 들이다.

    언젠가는 그들과 다시 만날 수 밖에 없다.

@ ... 그럴 때면 연주회가 시작되기만을 간절히 기다리며 하염없이 이미 몇 번이나 읽은 프로그램을 다시 읽는 것처럼       책을 읽게 된다.

@ 삶의 한쪽 귀퉁이에 남은 주름이나 흔적이 보이기 시작한다.ㅡ대다수의 사람들은 그 주름이나 흔적처럼 살아가다

   사라진다.

@ 겪은 사람이라면 절대로 잊지 못하는 순간이다.... 시간은 흘러가고 슬픔은 오랫동안 지속된다.

@ 우리 삶이란 눈 구경하기 힘든 남쪽지방에 내리는 폭설같은 것. 누구도 삶의 날씨를 예보하지는 못한다.

@ 그 공허감이란 결국 새로 맞딱뜨려야만 하는 세계에 대한 두려움때문에 도피해 들어가는 자폐의 세계였다.

@ 여전히 삶이란 내게 정답표가 뜯겨나간 문제집과 비슷하다. 어떤 것인지 짐작할 수 있지만 그게 정말 맞는 것이지 확      인할 방법이 없다.

@ 그 모든 것이 사라질텐데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 어둠을 지나지 않으면 어둠을 벗어나지 못하느니...

@ 봄나라로 입국하는 절차처럼 느껴졌다.

@ 때로 쓸쓸한 가운데 가만히 앉아 옛일을 생각해보면 떨어지는 꽃잎처럼 내 삶에서 사라진 사람들이 하나 둘 보인다.

    어린 시절이 지나고 옛일이 그리워져 자주 돌아보는 나이가 되면 삶에 여백이 얼마나 많은지 비로소 알게된다. 

 

 두보의 詩

처마 앞 감국의 옮겨 김는 때를 놓쳐

중앙절이 되어도 국화의 꽃술을 딸 수가 없네

내일, 쓸쓸한 가운데 술에서 깨고 나면

나머지 꽃들이 만발한 들 무슨 소용이 있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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