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세영'의 성장소설같은 《홍어》
바람을 피워 동네에서 쫒겨난 남편을 오매불망 기다리던 어머니와
'장손'이란 허울좋은 멍에를 거머쥐고 자라나는 14세 소년 세영은
어느날 느닷없이 들이닥친 불덩이같은 '삼례'를 통해 이성에 눈을 뜨고
높은 벽같은 엄마를 어렴풋이나마 이해를 해 가던 중 아버지가 돌아온다.
그렇게도 지극정성으로 기다리던 아버지가 돌아온 다음날 아침,
눈내린 마당에 난 엄마의 고무신자국...
★ ★ ★ ★ ★ ★ ★ ★
… 그때만은 내몸속에 연결되어 있는 작고 큰 뼈마디들이 삼엄한 고리들을 풀고
저마다 낱낱으로 흩어져 누워 있다는 온전한 평화를 느낄 수 있었다.
… 침전물처럼 가라앉는 고요와 게으름
… 제사상에 떨어지는 촛농처럼 서럽게 흐느꼈다.
… 오월 하순의 햇살은 언제나 아침 나절부터 깨진 유리그릇처럼 눈부셨다.
… 새순냄새가 듬뿍 밴 하늬바람
… 심장이 콩튀듯...
… 원래 수줍음을 많이 타는 눈은 언제나 밤에 내려져 사람들로 하여금
아침에야 그의 자태를 바라볼 수 있게 만들었다.
… 모든 것에는 무릇 강한 점과 약한 점이 공존하는 것이다.
… 시계의 초침처럼 예민하게 간파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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