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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기쁨 쓰는 즐거움

《더러운 책상》 박범신 장편소설

치열한 성장과정을 겪은 주인공이 작가가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충분히 납득시켜준다.

질풍노도와 같은 사춘기, 청년기를 지나면서 어떤 식으로든 세상과 타협하고,

싸우면서 정체성을 확립해나간다.

당시에는 괴롭고 세상이 싫을지라도 그것들 모두가 살아가는데 자양분 혹은 자극제가 되므로

아프더라도 가지고 가야할 내 몸의 흉터 같은것.

살면서 치료가 될지, 덧날지 모르지만 되새기며 생각해보는 계기가 된다.

 

작가처럼 쉰이 넘은 내가 돌이켜보는 10대의 나는, 그녀는 어떠한가.

예민한 감수성을 지녔지만 현실의 품에서 적당한 합의점을 찾고 그것을 즐기며

안주하는, 평범한 소녀, 치열함이나 도전이 없는 잔잔한 호수 같은 조용하고 밋밋한 일상들.

그러나 어찌 알았겠는가. 그때 그런 삶이 옳은지 그른지.

50대의 내가 10대의 나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나의 십대가 달라지는 것을.

분명한 것은 내가 지나간 10대를 그리워하지 않는다는 것이고,

내 앞에 남겨진 50대 이후의 삶은 좀 더 따뜻하고 흥미롭게 살아내고 싶은 소망이 있다는 것.

 

단지 소망으로만 남지 않게 버킷리스트라도 작성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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