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옌
중국문학의 특징, 진수가 돋보이는 소설이다.
유머와 해학, 현실풍자와 날카로운 비판, 중국 인민들에 대한 애정을 느끼게 해주는 모옌의 소설.
농촌의 현실에 대한 노골적인 묘사나 인민들의 참혹한 삶에 대한 정직한 설명은 때로 읽기에부담스러운 면도 있다.
잔인하리만치 자세한 묘사에 마치 내가 아둔한 인민으로 몰려 핍박받는 것처럼 가슴이 아프기도 하고 바보인민들이 당 간부들을
모른 척 골탕을 먹일때는 함께 통쾌해하며 쾌재를 부르기도 했다.
하룻 밤사이 줄곧 책을 놓지않고 다 읽어 버렸다.
모옌이 하고 싶은 말을 더 듣고 싶다.
숲 속에 '연인들의 아담한 휴게소'를 차린 딩 사부
거세당한 소를 끌고 밤낮없이 마을을 빙빙 돌아야 하는 샤오 뤄한
장거리경주 선수로 나선 곱사등이 천재 주충런
<열 세 걸음>을 읽고는 모옌을 더 읽고 싶은 생각을 버렸다.
아무리 당시 중국사회가 어지럽고 비리천국이며 폭력적이라 한들 내가 그 상황을 이렇게까지 세세하고 엽기적이고 잔혹한 상황을 알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과 '너'와 '나', 서술자가 수시로 자리를 바꿔가며 얘기를 늘어놓는 바람에 대체 누가 무슨 얘기를 왜 하는지 종잡을 수가 없었다.
첫 걸음부터 발이 꼬여서는 열 세 걸음 갈 때까지 꼬인 스텝을 풀지 못했다.
읽는 내내 나의 이해력부족과 넓지 못한 아량을 탓하느라 괴로운 독서였다.
* 송하춘교수님께 여쭤봤다. 소설 내용이 도대체 이해가 안될 때는 누구를 탓해야하는가, 하고.
그랬더니 교수님께서 '그건 작가의 잘못이라고, 노벨상을 받았다고 해서 모든 작품을 잘 쓰는 건 아니다' 라고
명쾌, 통쾌하게 답해주셨다. 야호! 내 잘못이 아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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