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어려운 숙제 썸네일형 리스트형 그리움이었을까 느닷없이 부모님이 보고플 때가 있다. 그날이 그랬다. 시아버님 제사를 마치고 시동생들이 집으로 내려 갈 채비를 하자 나도 부모님을 만나러 가야겠다는 생각에 남편을 앞세워 무작정 출발했다. 양산에 있는 부모님산소에 도책해서 술 한 잔 부어올리고 우두커니 앉아있노라니 노루꼬리마냥 짧은 겨울해가 재처럼 식어버린 햇볕 한 줄기 그어 놓고 산뒤로 훌렁 넘어가 버렸다. 해질녘의 산소는 왜그리 쓸쓸하던지, 인정머리없는 겨울 바람에 물기하나 없이 말라버린 까칠한 봉분이 말캉한 엄마 품을 더욱 그립게 했다. 별 고달플 긋도 없는 부모노릇 집어치우고 응석 부리던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 콧잔등이 다 시큰거렸다. 회귀하는 연어처럼 오래 묵혀두었던 기억들을 더듬어보고 싶어 부산으로 향했다. 고향이라고는 하지만 초등학생 때 .. 더보기 숙제 숙제 안정랑 ‘0월 00일까지 수필 한 편 써오기’, 느닷없이 받아 든 숙제다. 수필공부를 하러 다니고 있으니 느닷없단 표현은 적절치 않다. 숙제를 하려고 단어사전, 문장사전을 컴퓨터 옆에 두고 텅 빈 모니터를 30분 넘게 바라만 보고 있다. 학창시절 나는 공부는 잘 하지 못했으나 숙제.. 더보기 웃는 자화상 웃는 자화상 나는 지금 ‘웃는 자화상’이라는 그림을 보고 있다. 두 눈은 금방이라도 눈물이 떨어질 듯 처연하고 윗니가 다 드러나도록 크게 웃고 있는 입은 어쩐지 공허하다. 툭툭 던지듯이 칠해진 탁한 배경 위에 거칠게 그려진 얼굴은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 라는 유행가가사를.. 더보기 <'청춘'에 불 지피기> KBS TV의 휴일 저녁 프로그램인《해피 선데이》의 <남자의 자격>코너에서 청춘합창단 단원을 모집했다. 1960년 이전 출생자들에 한해 노래에 소양이 있으면서 열정과 조화, 다양한 캐릭터와 남다른 사연들을 가진 이들에게 오디션 참가자격이 주어지는데, 40명의 단원을 뽑는데 .. 더보기 <단 하루만이라도 조르바처럼> “이런 제기랄. 참한 계집들이 내 죽을 때 따라 죽어주면 얼마나 좋을까! 나는 죽어가는 데도 화냥년들은 죽지 않고 살아갑니다. 그것들은 여전히 뜨끈뜨끈하게 재미보고, 사내들은 그런 것들을 끼고 주물럭거리는데 나는 그것들이 밟고 다닐 흙이 되고 있으니 이게 보통 속상하.. 더보기 <너나 잘 하세요> 실내 온도 섭씨 38도, 습도 60퍼센트의 핫요가 스튜디오. 가만히 앉아있기만 해도 땀이 배어 나오고, 동작이 시작되면 땀방울은 이내 개울이 되어 이마를 타고 줄줄 흘러내린다. ‘한 시간의 인내는 십년의 안락’이라는 그리스 속담을 되뇌며 안간힘을 다해 동작에 몰두하다보면 .. 더보기 어린 왕자를 통해 본 연애론 생텍쥐페리의《어린왕자》는 사랑의 좌절에 대한 이야기이면서 좌절한 사랑을 회복하는 이야기이다. 생텍쥐페리는 어린왕자와 꽃과의 관계 그리고 여우와의 대화를 통해 자신의 연애관을 나타내고 있다. 나는 나의 장미꽃에 책임이 있다. 어린왕자에게 꽃은 ‘변덕스럽고 까다.. 더보기 <열정과 냉정 사이> 리듬엔블루스(R&B)가수이자 그래미상을 3회나 수상한 27세의 미국 흑인여가수 엘리샤 키스. 매력적인 용모와 아름다운 몸매, 숨이 멎을 듯 폭발적인 가창력과 현란한 피아노 연주솜씨로 2천여 평의 잠실체육관을 빈틈없이 채운 관객들을 쉴 새 없이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가고 이에 .. 더보기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