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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어려운 숙제

<사라진 해운대> 100만 여명의 인파와 원색의 비치파라솔이 빼곡히 들어찬 해운대 바닷가. 피서객들은 모래밭과 바다에서 더위를 식히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한편 재난방재청에선 한반도의 지진해일 발생 가능성을 제기하며 피서객들의 대피를 주장하는 지질학자 김휘 박사 때문에 옥신각신 하.. 더보기
<안녕, 파파 하이든> 새벽, 어둠이 채 벗겨지지 않은 하늘과 간밤의 정적을 머금고 단잠에 빠져 있는 대기의 입자들이 뜨거운 커피 잔에서 피어오르는 가느다란 수증기에 조금씩 흔들린다. 오롯이 나만을 위한 시공간인 이 순간은 하이든의 &lt;트럼펫 협주곡&gt;으로 완벽하게 채워진다. 이른 아침에 .. 더보기
<프리다와 디에고> 내 인생엔 두 가지 대형사고가 있었어. 차 사고와 '디에고' 바로 당신! 20세기 멕시코 미술계를 대표하는 초현실주의 여류화가인 프리다 칼로. 그녀의 불행은 너무 일찍 시작되었다. 유난히 초롱초롱한 눈은 가진 귀여운 소녀였던 그녀는 6세 때 척추성 소아마비에 걸려 9개월 동안 .. 더보기
이 사람이 사는 삶-지휘자 함신익 이루지 못할 것을 이루리라 춤추는 마에스트로, 함신익을 만나다 지휘봉을 든 혁명가, 오케스트라 부흥사, 세계음악계의 엔도르핀, 마에스트로CEO… 지휘자 함신익을 수식하는 말들이다. 음악의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무대 위에서 단원들과 왈츠를 추는가하면 클래식의 저변.. 더보기
<헤어지기 싫어서> 탄산음료를 즐기는 아들에게 달콤하고 시원한 사과주스를 만들어 주고, 이따금 변비로 애를 먹는 어머님을 위해선 오이즙을 짜 주며, 감자즙으로 남편의 쓰린 속을 달래주기도 하다가 거울 앞을 사수하는 딸들에게 당근즙을 선사하여 예뻐진 듯 기분 좋은 착각을 주던 착한 주스.. 더보기
<참 이쁘지요?> 습관적으로 약을 챙겨 식탁에 올려놓고 어머님을 모시러 방으로 간다. 방이 비어있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가 ‘참, 병원에 계시지’하고는 가슴을 쓸어내린다. 오후 4시면 내 휴대폰에서는 ‘제주도의 푸른 밤’ 이란 멜로디가 흘러나온다. 복지관 다녀오시는 어머님을 모시러 갈.. 더보기
<도깨비 도로> 제주도에 가면 관광 필수 코스로 ‘도깨비도로’ 라는 너무나 유명한 곳이 있다. 내리막길이지만 기어를 중립에 놓고 차를 세우면 오르막에 세워둔 것처럼 슬금슬금 뒷걸음질 치는 듯한 착시현상을 일으키는 길이다. 눈에 보이는 현상이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이 적잖이 .. 더보기
<여름이 되면 나는 그립다> 여고시절의 어느 여름 날, 사이프러스나무에 관한 시를 읽은 후 작가의 이름이나 내용은 다 잊었어도 ‘사이프러스’란 단어만은 세월과 무관하게 내 기억 속에 선명하게 각인되었고 내 삶 속에서 시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마치 전혜린의 수필을 읽고 슈바빙을 그리워했던 것.. 더보기